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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똑똑

팀켈러의 '일과 영성' 사람은 일을 해야만 한다.

by 똑똑랑 2023. 8. 11.

 

1. 일중독자

 

 일 중독자.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외로워하는 사람. 자신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일에 투입하여 거의 기계 수준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나를 아주 잘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일을 해냈을 때의 그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일 중독자처럼 살다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되었다. 당연히 그동안 해왔던 일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되었고, 충분히 누려왔던 성취감의 결여는 점점 더 나를 불안하고, 외롭게 만들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 정말 열심히 찾았다. 하지만 경력이 단절되고, 시간이 너무나 한정적이며, 때에 따라 일을 쉬어야 하는 엄마에게 주어지는 일이란 없었다. 일을 할 수 없는 좌절감에 계속해서 무너져야 했고, 경제적 부담감도 계속 나를 짓눌렀다. 자존심이 무너졌으며, 자존감 또한 계속해서 내려갔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대체 나아질 것 같지 않았고,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까지 들었다.

 

2. 사람은 일을해야 한다.

 

 저자가 말했듯, 사람은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하면 내면적으로 심각한 상실감과 공허함에 시달리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해야 하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팀켈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지 해야만 하고, 모든 인간과 일은 존엄하다고 말하며 저자는 톨킨의 니글의 이파리라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일 평생 시시콜콜 쓸데없는 사소한 일에 시간을 낭비한 화가의 이야기다.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그 목표했던 바도 이루지 못하고 죽었지만, 그 이후에 결국 그는 그가 평생 그리던 나무를, 완성된 작품을 결국 만나고야 만다. 그리고 고백한다. 이것은 선물이라고. 물론 지어낸 이야기지만, 기가 막혔다. 결국, 죽어서야 이룰 그 목표를 위해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을까. 헛수고라 느껴졌다. 혀를 차며 계속 읽어나가던 나는 책의 말미에 다시 니글을 떠올리게 된다.

책에서는 일에 대한 여러 관점을 보여준다. 일의 중요성, 일의 목적, 일에 대한 책임, 일의 변수, 일을 대하는 태도, 누굴 의식하며,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성경적 근거들을 뒷받침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었다. 어쨌든, 책을 마칠 때 즈음 나의 마음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아직도 나는 성취감도 중요하고, 경제적인 보상도 중요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많이 남아있는 내 인생, 또 내 역할들을 생각하며, 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을 다시 정리해본다. 결국, 나의 정체성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 눈에 그럴듯해 보이는 것, 조금이라도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것, 그 분야에서 내가 끼칠 영향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과 나를 정확히 아는 상태로 그에 따른 결정을 해나가며 그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는다. 그렇게 일을 하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하나님의 뜻에 맞도록 나의 방향을 계속해서 설정해나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그 따뜻한 제한 속에서 우리는 진정 자유로울 것이며, 풍요로울 것이다.

 

3. 이제 가자!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니글을 떠올린다. 남들 눈에 시시콜콜했으나, 그에게는 그 한 점의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이었다. 남들 눈에는 실패한 인생이었으나 그는 결국 목표했던 것을 보고야 말았다. 니글의 기준에서 그는 성공한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일에 대한 성공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에서 나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먼저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본다. 또 내가 해왔던 일들을 돌아본다. , , , , , 아래, 조금 멀리, 조금 더 멀리, 아주 멀리까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샅샅이 나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내가 가고 싶은, 가야만 하는 방향을 설정한다.

이제 마음의 준비 끝이다. 출발!